병사의 이야기는 세상의 여러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나약한 병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음악극은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를 대표하는 주요 악기들에 대한 음악적 요구가 큰 까닭에 도전하기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다. 하지만 곡의 곳곳에서 출현하는 재즈 리듬, 행진곡, 춤곡, 써커스 분위기의 곡들은 극장에 모인 청중, 연주자, 연기자들을 하나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우리 공연계에서 이 작품이 무대에 올려진 것은 십여 년 전 한 번 뿐이었다.
작품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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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천재 스트라빈스키의 불후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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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궁핍한 시절 순회공연을 위하여 오케스트라의 각 고음, 저음 악기군을 대표하는 악기로 특별히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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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왈츠, 재즈, 행진곡, 래그타임, 코랄을 종횡 무진하게 조합한 흥겨움과 예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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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와 무용극을 축약 시켜 놓은 새로운 총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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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의 이야기로 제시하는 문학적 삽화
우리는 어리석게도 우리가 가진 소박하고 단순한 행복을 깨닫지 못한다. 삶의 단순하고 좋은 것을 부와 바꾸라는 악마의 달콤한 제안은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 아닐 수 없고, 우리는 늘 그 올가미에 걸려 불행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작품 줄거리 : 제1막
한 병사가 휴가를 받아 집으로 돌아간다. 도중 그는 시냇가에 앉아 쉬면서 바이올린을 꺼내 연주를 한다. 이 때에 악마가 나타나 바이올린을 달라고 조른다. 병사가 거절하자 악마는 미래를 읽을 수 있는 책과 바꾸자고 한다. 그러나 병사는 책을 읽을 줄 모르고 악마는 바이올린을 켤 줄을 모른다. 악마는 병사에게 자기의 집으로 함께 가서 서로 읽는 방법과 연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로 하자고 제의한다.
병사는 피곤하기도 하고 충분한 휴식과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말에 솔깃하여 그를 따라 간다. 병사는 악마의 집에서 사흘을 머무른 다음 다시 고향으로 떠나간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온 병사를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약혼녀는 이미 결혼하여 애를 둘이나 갖고 있고 어머니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것은 3일이 아니라 3년이 흘렀기 때문이며, 사람들은 병사가 죽은 줄로 알았기 때문이다.
상심해 있는 병사의 앞에 악마가 나타난? 항의하는 병사에게 악마는 책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유혹한다. 병사는 부자가 된다. 그러나 물질적인 풍요로움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어느날 다시 악마가 그의 곁에 나타나 그의 바이올린을 보여준다. 병사가 그의 바이올린을 켜 보지만 소리가 나지 않는다. 병사는 책을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제2막
병사는 다시 길을 떠난다. 그는 소유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정처 없이 길을 걷는다. 그는 어느 나라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 나라의 공주는 자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며 누워있다. 왕은 공주를 고쳐주는 자에게 공주를 주겠다고 선포한다. 병사는 공주를 고치겠다고 자원하여 왕궁으로 들어간다. 이 때에 악마가 나타나 병사를 비웃는다. 병사는 자신이 카드놀이를 하자고 제의하여 악마로부터 받은 모든 것을 돌려주고 더 이상 악마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거부한다. 병사는 바이올린을 켜서 공주를 침대에서 일으키고 공주는 춤을 춘다.
병사는 새로운 행복을 맞이하나 어느날 공주가 그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고 조른다. 그리고 병사의 어머니를 모셔 함께 살자고 유혹한다. 병사는 공주의 말대로 잠깐만 모르게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유혹에 빠진다. 병사와 공주는 또 하나의 다른 행복을 위하여 국경을 넘는다. 이 때에 악마가 나타나 그 나라의 영토에서 벗어나면 공주는 다시 영원히 침대로 돌아가게 될 것이며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 위협한다. 이리하여 병사는 그의 모든 것을 빼앗기고 악마의 뒤를 쫓아가게 되며 막이 내린다.
L'Histoire du Soldat
Stravinsky invented a new style, pared down to essentials, in melody, rhythm and instrumentation. The Soldier's Tale is scored for just seven instruments: clarinet, bassoon, cornet, trombone, violin, double bass and percussion. The concert version also features four speaking parts, those of the Devil, the Soldier, a Princess and an unseen Reader. The Devil and Princess are also required to dance.
What we have on this CD is the most-commonly played concert suite for the 7 instruments without voice.
작품 배경
1917년 경 스트라빈스키는 개인적인 어려움과 경제적인 궁핍에 시달리며 대단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작가인 친구 라뮈즈(C.F.Ramuz)와 지휘자 앙세르메와 어울리면서 아화나 요후가 편찬한 러시아 민화집을 읽으며 러시아의 전통에 관심을 놓치 않던 중, 강제징병이 시행되던 니콜라이 1세 시대 탈주병과 그 병사의 혼을 찾아오는 악마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스트라빈스키와 그의 친구들은 이 이야기가 대단히 러시아의 전통에 입각한 이야기지만 전 세계인들에게 공통된 호소력을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이를 소재로 작품을 구상한다. 당시 스위스의 유명한 시인이자 작가였던 라뮈즈는 대본을 무언극적 화법(해설자가 있는 무언극 형식)으로 구성하게 된다. 이들이 구상한 '병사 이야기'는 악마의 유혹(세상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나약한 병사의 심성(인간의 심성)에 대한 이야기였다.
'병사 이야기'가 작품으로 만들어진 시기는 스트라빈스키가 '불새', '봄의 제전', '페트루시카' 등의 작품을 쓴 직후인 1918년이다. 러시아 전란의 궁핍한 시절이라는 그 당시 상황에 맞추어 작품의 규모를 적은 예산으로 가능하도록 하였다. 작품의 이러한 경제적 구성은 당시 후기 낭만주의의 대규모성에서 신고전주의라 불리던 새로운 음악적 사조로 변화해 가던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적 전환과도 맛물리는 것이다. 반음계적 특성이나 복조성, 복리듬의 사용 등은 그의 현대적 조류에 상응하는 요소이지만 간결한 짜임새와 대규모 관현악을 소규모 관현악으로 대치한 관현악적 경제성은 그에게 새로운 변화로 다가올 신고전주의적 특성으로 지적해야 할 점들이다.
"읽고 연주하고 춤출 것"으로 의도된 작품 '병사 이야기'는 해설자와 배우들, 무용수들, 그리고 군인들로 이루어진 소편성의 앙상블로 구성된 소규모 순회극단을 통해 1918년 9월 28일 스위스 로잔느에서 올려졌다. 지휘는 앙세르메가 맡았고 공연은 대 성공이었다.
음악적 특징
곡은 오케스트라의 주 구성 파트인 현악기, 목관, 금관악기, 타악기에서 대표적인 7개만을 추려낸 바이올린, 더블베이스, 클라리넷, 바순,. 트럼펫, 트럼본, 타악기(팀파니, 베이스 드럼, 사이드 드럼, 케슬 드럼, 심벌즈, 트라이앵글)로 연주된다. 음악은 양식적으로 러시아 민속리듬에서부터 탱고, 재즈, 써커스 분위기의 음악까지 대단히 다양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어 현란하고 변화무쌍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며 또한 놀랄만큼 진지하게 표현되고 있다.
그 스케일과는 달리 음악극으로서의 구성은 매우 예리하고 치밀해 다루기에 결코 만만치 않은 곡이다. '음악극'인 이 작품을 녹음한 여러 음반 중에는, 성우의 낭독과 출연자의 대사를 입체적으로 실어 눈앞에 무대를 상상케 하는 것도 있고, 연주만을 위하여 조곡 형식으로 다룬 것도 있다.
작품설명
1914년 여름 스트라빈스키는 그의 새 오페라 <나이팅게일>에서러시아 발레를 선보인 후 건강상의 이유로 스위스로 이주하였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남으로써 그와 그의 가족들은 자연스레 고향인 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기 보다 스위스에 눌러앉았던 것이다. 전쟁초기 3년 동안 그는 러시아의 민담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데 열중했으며 <결혼>과 같은 작품을 쓰게 되었다. 1917년에 들어서면서 그는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되는데 그 이유는 2월 러시아 혁명으로 본국에 있던 그의 전재산이 몰수되고 출판사로부터 들어오던 개인적 수입조차 끊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디아길레프가 이끄는 러시아 발레단에서 그의 작품을 공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고 순수한 음악 연주장에 내놓을 마땅한 작품도 갖지 못했던 처지라 그의 경제적 압박은 심각했다. 그는 조국으로 돌아갈 수도 서유럽에서 정착할 수도 없는 난처한 처지에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또 다른 압박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일거리를 찾기 위하여 주변의 친지들을 자주 접촉하게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한 때 그의 러시아 작품을 불어로 번역하는 일을 도와주던 라뮤즈(C. F. Ramus)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스위스 태생의 시인 라뮤즈와 스트라빈스키는 전쟁으로 거의 문을 닫은 채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던 연극, 발레단과 음악인들을 위한 경제적 소품으로 만들자는데 의견을 통일시키고 구체적인 내용에 착수하였다. 이들은 정규적인 만남을 통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어 나갔는데, 라뮤즈는 자신이 소설가는 될지언정 대본가는 아니라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공연에 나레이터를 등장시켜 연극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문학적 예술쟝르가 공연에 접합되도록 제안하였다.
스트라빈스키는 이 의견에 기꺼이 동의하였고, 자신의 라뮤즈에게 빠른 시일내에 작업이 완료할 수 있고 차후 음악부분만을 독립시켜 연주회용 조곡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오폐라스타일이 아닌 음악과 연극이 병행되는 형태의 분리된 독특한 형태를 제안하였던 것이다. 주제에 대한 충분한 합의를 가진 후 1917년 봄 스트라빈스키는 아파나지에브(Afanasiev)의 민화선집으로부터 이야기를 끌어내어 아이디어를 정리하였다. 본래의 이야기는 한 병사가 악마에게 보드카를 만취되도록 먹인 후 총알 한 줌을 상어알이라 속여 삼키게 하여 악마를 죽인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 이야기와 탈영한 악마에게 자기의 영혼을 거래하는 내용의 몇몇 이야기를 라뮤즈에게 주어 대본 작업에 착수하게 했다.
전계획에서 나레이터 또는 낭독자가 무대의 가장 중심적 역할로 합의되었다. 그리고 병사와 악마 사이의 갖가지 에피소드는 마치 옛날이야기책에 그려진 컷그림과 같은 역할처럼 보이고 있다. 라뮤즈는 책을 읽는 독자가 책의 내용에 끼어 들어 자신의 의지를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들듯이, 나레이터로 하여금 악마와 병사의 사이에 끼어 들어 그들의 상황에 개입하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전체의 줄거리에서 그는 동료이자 초연무대에 직접 섰던 피토예프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후반부를 구성하였다. 스트라빈스키와 라뮤즈는 또한 3개의 무용곡을 곡 중간부분에 삽입시키기로 합의를 보았는데 이 발레리나의 역할은 아름다운 춤으로 관객들에게 막간의 여흥을 제공하는 듯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 - 즉 전체가 무용적 분위기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무용 부분이 가볍게 취급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디아길레프의 감정을 사게 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아무튼 두 사람은 전체의 이야기를 다듬고 늘리며 당시의 세계대전이라는 상황을 참작하여 인간성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담기로 하였다. 따라서 이야기의 마지막은 마치 <파우스트>의 전설을 축소해 놓은 듯한 형식을 취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하여 <병사의 이야기>(L'Histoire du soldat)가 탄생되었다. 초연은 1917년 9월 28일 스위스의 로잔느에서 이루어졌으며, 스위스의 전설적 지휘자 앙세르메가 제네바와 쭈리히에 흩어져 있던 연주자들을 모아 지휘를 하였다. 대본가나 작곡가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전쟁 속에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열성을 다했기 때문에 초연의 무대는 대단한 호평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제네바를 비롯한 지방순회공연을 스위스와 유럽전역을 휩쓸고 있던 유행성 독감으로 아깝게도 취소되고 말았다.
전쟁이 끝난 후 <병사의 이야기>는 한동안 다시 무대에 올려질 것 같지도 않았다. 각각의 공연장과 예술단체들은 다시 자신들의 역할로 돌아갔고 아직 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은 일반인들에게 어렵게만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디아길레프는 처음 작업착수시부터 이 작품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싸잡아 혹평을 하는 편이었다. 1920년에 이르러서야 다이길레프는 겨우 약간의 긍정적인 흥미를 보였으며 그때까지 본래의 작품은 내동댕이쳐진 채 피카소가 디자인한 표지의 발레부분 음악만이 간혹 연주되곤 하였다. 이에 대해 라뮤즈는 스트라빈스키에게 항의를 하였으나 그렇다고 별 다른 방법이 찾아질 리 없었던 것이다. 랴뮤즈는 화가 나서 이 작품을 자신의 작품집에 수록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스트라빈스키가 이 대본이 절대로 라뮤즈의 단독작품이 아닌 이상 자신의 수고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항의를 하는 촌극도 있었다고 한다.
이 작품이 자주 공연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대본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프랑스어로 된 원본은 라뮤즈가 시인이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시적인 운율이 중시되고 있고 또한 프랑스 지방 사투리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어 영어로 번역할 경우 원전이 갖는 뉘앙스를 그대로 전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여 나름대로의 번안과 각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진 <병사와 이야기>는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연주회용 음악만이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반면 연극적 요소를 포함한 무대극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1부에서 음악은 마치 연극적 줄거리를 보조하는 듯 분리되어져 어색함을 그대로 들어낸다. 2부로 들어서면서 관객은 시작에서의 이상한 분위기 - 연극적이면서도 나레이터가 등장하는 문학적 전개, 그리고 물과 기름 같은 음악의 사용- 로부터 자연스럽게 음악과 연극, 그리고 이야기를 읽어 나가는 나레이터간의 묘한 앙상블에 젖어 들도록 유도하고 있다.
스트라빈스키는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예술적 형태의 접합에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전혀 서로 앙상블이 될 것 같지 않은 7개의 악기를 하나의 실내악단으로 묶어 사용하므로서 구태의 연한 전통적 음색이 아닌 새로운 음색을 제시하고 있다. 이 7개의 악기들은 서로 강한 음색으로써 악기간의 음색대비와 조화, 피치의 높낮이, 이야기 전개에 알맞는 효과적 테크닉을 구사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스트라빈스키의 천재성을 그대로 보이고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