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돌아와요 충무항에]의 표절

freeman1 2015. 1. 6. 18:01

조용필의 대표적인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랫말 일부가 통영 출신의 가수 김성술(예명 김해일)씨의 ‘돌아와요 충무항에’를 표절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김재협)는 21일 김씨(1971년 사망)의 어머니 강모(79)씨가 ‘돌아와요 부산항에’작사 및 작곡가 황모(64)씨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3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선 2004년 강씨는 황씨를 상대로 1억7천800만원의 손해배상과 3개 일간지에 해명광고를 낼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 황씨는 가수 김씨의 동의 없이 ‘돌아와요 충무항에’ 가사를 토대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지어 곡을 붙인 노래가 수록된 조용필의 음반을 제작 발표해 김씨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원고의 손을 들었다.

이어 재판부는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랫말의 기존 가사와 달리 ‘돌아와요 부산항에’는 떠나간 형제를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창작성이 더해졌다. 당시 김씨가 음반 발표 후 별다른 활동이 없었고 조용필이 노래를 불러 히트한 점 등을 들어 배상액을 3,000만원으로 정한다”고 일부 승소의 배경을 밝혔다.

가수 김씨는 1969년 ‘돌아와요 충무항에’라는 노래를 작사하고 1970년 황씨로부터 곡을 받아 음반을 발표했으나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1971년(당시 26세) 서울 대연각호텔 화재로 사망했다.

황씨는 1972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제목을 바꿔 조용필에게 줬고 조용필은 이를 1975년 부분 개사해 발표했다.

황씨는 그동안 “고향인 부산을 주제로 만든 곡을 당시 김성술씨가 ‘통영에 관한 노래를 부르면 통영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부탁해 빌려줬다”면서 “김씨가 요절해 무용지물이 된 곡을 조용필이라는 재능있는 가수를 찾아내 살려준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국민가수 조용필의 데뷔곡이자 대표곡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통영출신 요절가수 김성술(예명 김해일)이 부른 ‘돌아와요 충무항에’를 리바이벌한 곡이란 사실은 본지가 2003년 김성술의 오리지날 앨범의 존재를 처음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작곡자 황모씨가 곡을 조용필에게 넘기면서 고 김성술씨가 직접 작사한 노랫말에 단어만 몇 마디 바꿔 자신이 작사한 것처럼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노랫말 표절의혹도 제기했었다.
원래 충무항이었던 이 노래는 어떤 곡절을 겪으며 부산항에 정착하게 되었을까.

고 김성술씨의 ‘돌아와요 충무항에’가 실린 앨범은 여러 가수가 참여한 옴니버스 형식의 앨범이었다.

이 앨범의 발매일은 1970년 12월16일. 이 앨범을 준비하던 1969년, 김성술은 작곡자 황선우의 곡에 자신의 고향인 충무를 소재로 직접 가사를 써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레코드사가 33과 3분의 1 LP판으로 제작한 이 앨범에는 고 김성술씨가 김해일이라는 예명으로 ‘돌아와요 충무항에’와 ‘떠나간 당신’ 등 4곡을 부른 것을 비롯해, 김국환의 ‘발길 돌리는 여인’ 남미성의 ‘밤이 흐른다’ 등 모두 12곡이 수록돼 있다.

작곡자는 김동주와 황선우 2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돌아와요 충무항에’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김성술이 앨범 발매 다음해인 71년 대연각 호텔 화재로 사망했기 때문. 또 당시 그의 유가족들이 음반을 전부 회수해 불사르면서 이 음반의 존재가 잊혀졌던 것이다.

그 후 작곡자 황선우씨는 이 곡의 노랫말 가운데 미륵산을 동백섬으로, 충무항을 부산항으로 바꾸는 등 단어 몇 마디를 바꿔 ‘돌아와요 해운대에’라는 제목으로 1972년 당시 조용필과 이남이 등이 팀을 이룬 김트리오에게 넘겼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도 ‘돌아와요 해운대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돌아와요 충무항에는 해운대를 거쳐 1976년 부산항으로 자리잡게 된다.

조용필이 자신의 첫 번째 독집 앨범에 이 곡을 다시 박자를 조금 빠르게 고쳐 재수록하면서 돌아와요 해운대라는 제목을 부산항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이 곡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키며 국민가요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가사 비교
돌아와요 충무항에
(김성술 작사, 황선우 작곡, 김해일 노래)

꽃피는 미륵산엔 봄이 왔건만
님 떠난 충무항은 갈매기만 슬피우네
세병관 둥근기둥 기대여 서서
목메어 불러봐도 소리없는 그 사람
돌아와요 충무항에 야속한 내 님아

돌아와요 부산항에
(황선우 작사 작곡, 조용필 노래)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엔 갈매기만 슬피우네
오륙도 돌아서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