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스크랩] 음악, 알 것인가, 즐길 것인가

freeman1 2014. 2. 27. 21:16

 

 

음악, 알 것인가, 즐길 것인가
음악감상의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음악감상이란 음악을 듣고, 그것으로부터 흥미를 일으키는데 목적을 두는 감성위주의 음악감상법과 음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학습 위주의 감상방법이 있다. 전자가 음악감상을 통하여 음악이 가지고 있는 순수성을 이해하고 그것에 접근하려는 미학적 노력이라면, 후자는 음악의 형식, 그 자체를 분석하는 학문적 관점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단순한 음악감상자들에게 음악감상이 미학적인 접근이냐 학문적인 접근이냐 하는 이분법적 논쟁은 적절치 않으며, 음악감상을 어떤 목적으로 하느냐의 본질(알 것인가, 즐길 것인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베토벤 교향곡 <전원> 악보


음악감상이 작곡→연주→감상이라는 등식 가운데 성립하는 이상, 감상은 작곡이나 연주와 같은 차원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즐기기 위한 감상은 작곡 수법이나 스코어를 살피는 일이 아니며, 굳이 전문성을 가지지 않아도 가능한 것이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음악에 내재된 미학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하여 ‘H. 리만’이 1873년 발표한 <음악감상에 대해서>는 음악감상이 음향(소리)에 대한 1대1의 자극과 반응이 아니라, 음악에 포함된 음악적 논리(미학)를 포착하는 주체적인 행위임을 지적한 내용은 의미 있는 것이다. 또한 ‘A. 세링’도 1911년 그의 음악감상에 대한 연구에서 음악감상을 음악의 형식보다도 그 정신적 내용을 포착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들어야 하나
그렇기 때문에 음악감상은 작품세계(소재)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해설은 좋은 것이나, 어줍잖은 형식(음악)의 해설은 오히려 작곡가의 의도를 본의 아니게 왜곡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다.

아울러 일반 감상자들은 작품의 형식보다는 소재의 미학적 천착이 중요한 것이며, 필자도 음악칼럼을 통해서 ‘음악은 연구하거나 분석하는 대상이 아니다’고 언급한 바 있거니와, 그것은 H. 리만과 A.세링의 논지와 필자의 감상법이 일치하는 것으로 유효하다 할 것이다.

음악은 오선지 위에 쓴 시
음악은 오선지 위에 쓴 시와 같다. 시는 전체의 내용을 파악해야 아는 것이지, 문법이나 맞춤법을 들먹이면 그 전문을 헤아리는 통시성을 이해하기 어렵듯이, 음악도 그것을 분석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려고 다가가야만 되는 생명체와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감상자)은 음악을 가슴으로 느껴야만 한다. 왜냐하면 음악은 연구하거나 분석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음악감상자가 음악을 연구하고 분석을 하려 한다면 음악은 이미 감상자의 마음을 떠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음악의 아름다움 보다는 음악의 노예가 되어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미학적 세계에 도달치 못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음악을 듣는 것은 그것을 만든 사람(작곡가)과의 미학적 교감이 중요한 것이지, 구태여 연구와 분석이 아니라는 것이다. 굳이 연구하거나 분석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다. 간혹 필요 이상으로 악보 연구와 분석에 힘을 기울이는 감상자가 있는데, 일반 감상자라면 그것은 매우 힘든 감상법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음악을 듣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음악의 본질(내용)에 가까이 가게 되어 형식을 이해하게 되는 수도 있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음악은 그저 즐기기에도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라는 것을 안다면 더욱 그렇다.



감각적인 감상 (Sensuous Listening)
감각적인 감상이란 음악을 있는 그대로 마음으로 받아 들이고 즐기는 감상법을 말한다. 이는 바이올린 소리가 명징해서 아침마다 바이올린 음악을 듣는다든가, 오후에는 나른하니까 그윽한 첼로 소리를 즐긴다든가, 따분한 일이 생겼을 때는 폭발적인 행진곡을 듣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그야말로 음향미에 대한 선택적인 감상을 말하는 것이다.

감성적인 감상 (Emotional Listening)
일반 감상자들에게는 감성적인 감상이 권할만한 감상법이다. 이는 음악이 주는 분위기에 빠져서 듣는 것이다. 사실 음악을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스타일인데,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하게 듣는 스타일이라 말 할 수 있다. 음악을 듣다가 감정이 격해지면 눈물을 보인다든가, 음악 속에서 옛일을 떠올리면서 추억을 반추한다


지각적인 감상 (Perceptive Listening)

그러나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이거나 음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이 다르다. 이들은 연구하고 분석하면서 음악을 듣기 때문에 일반 감상자들과는 다르며 이들을 지각적인 감상자로 부른다. 이것은 앞서 열거한 방식과는 다르게 주의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감상법인 것이다. 이런 감상은 일반 감상자들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감상법으로 권할 만한 감상법은 아니다.


 

작품의 미학적 세계관 중요

그래서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은 “음악은 어떤 지혜나 철학보다도 높은 계시다. 내 음악의 뜻을 꿰뚫어 볼 수 있다면 삶의 온갖 질곡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여기서 음악을 꿰뚫어 본다는 것은, 작품의 미학적 세계관을 보는 것이지, 작곡 수법이나 스코어를 살피는 일이 아닐 것이다.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키듯 무념의 상태로 가슴을 열고 음악을 맞이하므로 유쾌하고 즐거운 음악감상의 세계로 나아가시길 권한다.

 

Nikolaus Harnoncourt conducts Beethove's, Symphony No.8 Op.93

Nikolaus Harnoncourt, conductor

Chamber Orchestra of Europe

Complete

1. Allegro vivace e con brio

2. Allegretto scherzando

3. Tempo di minuetto

4. Allegro vivace

 

 

 

 

출처 : 꽃별별
글쓴이 : 꽃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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