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대부3 속에 흐르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

freeman1 2012. 10. 1. 12:16

대부3 속에 흐르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마스카니의 단막오페라이다. 오페라는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이상은 대개 길고 지루해서 접하기가 쉽지 않은 장르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일단 단막이라 길지는 않기 때문에 일단 도전할 용기를 주는 작품이다. 오페라는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라는 선입관을 버리고 이 작품에 도전해 보면 의외로 극 전반을 통해 흘러나오는 곡들이 모두 한결같이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마치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에서 '그대의 찬손 (Che gelida manina!)'으로 시작되어 '내이름은 미미(Si, mi chiamano Mimi )', '사랑스러운 아가씨(O soave fanciulla)'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멜로디의 삼연창이 오페라를 첨 접하는 사람마저 오페라의 재미와 감동에 빠져들게 하듯,  루스티카나 역시 그 흥미로운 줄거리며, 연이어 나오는 음악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워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므로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무대는 이탈리아 시칠리인데 시칠리하면 아마 생각나는 것이 결투와 복수 그리고 마피아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선입견에 한치의 벗어남도 없이 이곡 역시 시칠리안들의 결투와 복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간다. 어떻게 보면 시칠리안들의 비극적 드라마의 시작점이 바로 이 오페라이고 그 종착역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만든 영화 대부(God Father)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대한 배경을 이해하고 음악을 들은 후 자연스럽게 대부를 떠올리게 된다고 해도 그 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이 극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와 음악적 감상은 대부와 썩 잘어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폴라 감독은 '대부 3'에서 시리즈 1편부터 이어져 오던 갈등과 반목의 드라마틱한 클라이맥스를 바로 이 오페라의 실황 공연 장면과 믹스하여 영화사에 길이남을 명 시퀸스를 만들어낸 바가 있다. 아마 코폴라는 30분이 넘는 그 시퀸스로 영화 대부를 완결 지으면서, 시칠리안들의 피로 억룩져야할 숙명(피의 복수를 선언한 순간 자신들의 피 역시 흘려야 한다는)을 묘사하고자 했던 것 같다. 

 

인터메조를 가장 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대부3를 통해인 것 같다. 30분을 넘는 분량을 10분이 안되는 분량으로 재편집하면서 가능하면 음악적인 부분을 많이 살리려고 하였다. 글의 이해를 위해 대강의 줄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마이클 콜레오네(대부)는 그의 사업을 합법적인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바티칸의 대주교와 협력하려한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다른 계파의 젊은 보스 조이 자자의 배신을 비롯한 연이은 적들의 방해를 받게되고, 이에 강력한 후계가 필요하게된 마이클은 강경파인 조카 빈센트를 후계자로 발탁한다. 하지만 마이클의 계획은 그들의 방해로 거의 실패에 직면하게 되고 계파간의 갈등은 악화일로로 치닫게 된다. 드디어 마이클의 아들 안소니가 오페라(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데뷰하는 날 밤, 콜레오네 패밀리와 그 반대파들은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다. 빈센트의 지휘 아래 콜레오네 일파는 결국 피의 숙청에 성공하고 마이클의 계획도 성공하지만, 그의 딸 메리가 극장을 나서면서 적이 보낸 암살자의 유탄에 쓰러지게 된다.

 

메리가 쓰러지고 그녀의 엄마가 메리를 앉아드는 순간(6:15) 부터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인터메조(intermezzo)이다. 자기를 겨눈 총탄에 메리가 쓰러지는 순간 마이클은 절규하게 되는데, 큰 슬픔에 목이 메어 소리가 나오지 않는 장면이 이어진다. 한참을 입만 크게 벌리고 있다가 겨우 숨을 내뱉으며 비탄의 절교가 터져나오는데, 인터메조는 바로 그런 절규조차 나오지 않는 큰 슬픔을 상징할 수 있는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