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스크랩] 영화 `시네마 천국` OST

freeman1 2015. 5. 21. 22:14

 

 

시네마 천국 OST 모음 (좌측 재생목록)

 

 

 

 

 

 

 

 

시네마 천국 (Nuovo Cinema Paradiso Cinema Paradiso: 1988년)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

 

 

 

 

줄거리

 

영화가 세상의 전부인 소년 토토와 낡은 마을 극장의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애틋한 우정!

유명 영화감독으로 활약 중인 토토(자크 페렝)는 고향 마을의 영사기사 알프레도(필립 느와레)의 사망소식에 30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어린 시절 영화가 세상의 전부였던 소년 토토(살바토레 카스치오)는 학교 수업을 마치면 마을 광장에 있는 낡은 ‘시네마천국’이라는 극장으로 달려가 영사 기사 알프레도와 친구로 지내며 어깨너머로 영사기술을 배운다.

 

어느 날 관객들을 위해 광장에서 야외 상영을 해주던 알프레도가 그만 화재 사고로 실명하게 되고, 토토가 그의 뒤를 이어 ‘시네마천국’의 영상기사로 일하게 된다.

 

실명한 후에도 토토의 친구이자 아버지로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준 알프레도는 청년이 된 토토(마코 레오나디)가 사랑하는 여자 엘레나(아그네즈 나노)의 부모님의 반대로 좌절하자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더 많은 것을 배우라며 권유하고 토토는 고향을 떠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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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다시 만난 내 인생의 영화 ‘시네마 천국’

 

제가 영화를 좋아하는 걸 아는 분들로부터 허다하게 받는 질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뭔가요?"입니다. 몇 편 꼽아달라거나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 망설이지만 이 질문에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합니다. <시네마 천국>이라고. 말 그대로 <시네마 천국>은 감히 "제 인생의 영화"라고 단언합니다. 제가 영화를 좋아하게끔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던 것도 바로 <시네마 천국>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갈음하자면 <시네마 천국>은 제게 있어 곧 영화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엔니오 모리꼬네에게 존경을 헌사하는 것도 아깝지 않습니다. 이런 영화가 재개봉을 했으니 보러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극장에서 오랜만에 다시 보는 <시네마 천국>은 어떻게 다가올지 우려하면서...

 

다행히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시네마 천국>은 그대로 <시네마 천국>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나, 토토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애잔함, 잃어버렸다가 혹은 잊어버렸다가 되찾는 아련한 추억 등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였습니다. 다만 그걸 보고 있는 제가 많이 변했더군요. 귀에 익은 음악이 흐르면서 발코니에 놓인 화분으로 시작하는 걸 봤을 때는 모처럼 짜릿한 전율이 전해졌습니다. 이후로도 보는 내내 처음 <시네마 천국>을 봤을 때 그랬던 것처럼 토토에게 잔뜩 감정을 이입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나중에는 그만 서글픈 결론을 도출하고 말더군요.

 

이번에 극장을 찾아 다시 보면서 알았습니다. 더 이상 제게는 <시네마 천국>을 좋아했던 시절에 영화를 향했고 품었던 애정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사실 이젠 예전과 같은 감정이 도무지 살아나질 않는다는 걸 명백하게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심지어 수십 번을 봐도 대성통곡을 피할 수 없었던 엔딩마저 눈물이 핑 도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한 가지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거죠. 영화를 좋아하게 됐던 건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걸 말입니다. <토이 스토리 3>를 보고 쓴 리뷰에서 그런 얘길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머리가 붕어의 아이큐에 비견될 정도로 바보가 되는 것보다 가슴이 시베리아 벌판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게 더 두렵습니다"라고...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걸까요? 점차 제 가슴에 메마른 나무가 조금씩 자리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시네마 천국>이 이럴진대 하물며 다른 영화는 오죽할까요.

 

이것은 비단 <시네마 천국>이 제게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영화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시네마 천국>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영화의 변천사라는 것이야말로 제 자각이 더욱 뚜렷하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유명한 감독으로 대성한 토토는 과연 자신이 어릴 적에 드나들던 영사실에서 알프레드와 함께 보냈던 것만큼 행복할까요? '시네마 천국'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무너질 때 지안칼도의 사람들이 슬퍼했던 이유는 뭘까요? 왜 극장 주인 아저씨는 토토에게 "구닥다리 극장은 이제 추억일 뿐이에요"라고 했을까요? (이 대사는 재개봉하면서 번역이 바뀐 것 같네요. 분명 제 기억으로는 "영화는 이제 꿈일 뿐이죠"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알프레도가 남긴 필름을 보면서 토토가 가슴이 벅찬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게 만든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왜 <시네마 천국>은 저를 비롯한 다수의 관객에게 깊은 사랑을 받는 걸까요?

 

 

 

<시네마 천국>의 시작에서 영화는 산업이나 문화가 아닌 오락이자 유흥이었습니다. 영화 한 편이 개봉하면 좌석을 가득 메우는 것을 넘어 입석을 자처해서라도 극장을 찾고, 담배까지 피워대면서도 모두가 한데 더불어 웃고 울던 시간을 제공했던 것이 영화였습니다. 배급된 필름이 부족해 자전거를 타고 죽을 둥 살 둥 이웃 마을로 달려가서 교환하는 해프닝 아닌 해프닝도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엄마가 우유를 사라고 주신 돈을 영화 보는 데 써버려서 무지 혼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추억이 서렸던 극장이 사라졌다는 것은, 영화가 더 이상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예전과 같은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할 것입니다. 따라서 <시네마 천국>은 영화가 이제 오락은커녕 문화마저 벗어나서 산업으로 변화하는 과도기를 보여준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 영화가 1988년에 제작됐으니, 장장 25년이나 흐른 지금은 영화와 관객이 조금은 순수했던 때를 그리워하게 합니다. 필름은 어느새 구경하기 힘든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뜻밖에도 함께 봤던 띠동갑 아가씨는 이리 오래된 영화가 어쩜 그리도 재미있냐고 했지만, 어쩌면 현재의 세대가 보기에 <시네마 천국>은 지겨운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멀티플렉스가 가득한 환경에서 영화를 보고 컴퓨터로 다운을 받아서 보는 것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그럴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저처럼 단관극장에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가서 영화를 봤던 추억이 있고, 멀티플렉스가 들어서면서 그 극장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으며, 다운로드나 디비디 혹은 블루레이가 아니라 비디오 테이프로 친구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영화를 봤던 세대에게 있어 <시네마 천국>은 분명 특별할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다시금 이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으나, 그만큼 서글픈 감상에 사로잡히게 되어 안타깝기도 합니다. '살바토레'가 그런 것처럼 저도 예전의 '토토'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그것에 대해 한번쯤 고민하도록 했으니 가치는 충분합니다. 뭐가 어쨌든 영화는 앞으로도 제게 있어 삶의 전부일 테니까요.

 

발없는 새  |  nofeetbird@naver.com

 

 

출처 : 우.리.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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