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클래식)

[스크랩] 쇼팽 / 야상곡 제20번

freeman1 2007. 12. 18. 15:37

Nocturne No.20

쇼팽 / 녹턴 No.20 ( 영화 피아니스트 영상과 함께...)

Frdric Franois Chopin (1810∼1849)

2002 칸느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동의 대작 <피아니스트>

인류사 최대의 비극으로 기억되고 있는 2차 세계대전. 1939년 독일군이 폴란드 바르샤바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에서 무엇보다도 참혹한 비극이 바로 유태인 대학살(홀로코스트)입니다. 나치가 정권을 잡은 1933년부터 2차대전 종결까지 당시 유럽에 살던 유대인 80%인 575만 명이 학살당하였으니 인류 사회 문화에 치유하기 힘든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영화 <피아니스트>는 대단한 전쟁 영웅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명한 피아니스트에서 간신히 하루하루의 삶을 연명하는 처절한 한 인간으로, 그러나 마침내 살아남아 다시 피아노 앞에 선 한 남자의 극적인 삶은 그자체가 바로 드라마요 영웅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는 유태계 폴란드인이자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1911~1988)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같은 유태계 폴란드인 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만든 역작입니다. 로만 폴란스키는 유년 시절 나치의 유태인 학살 현장에 있었던 직접 피해 당사자였다고 합니다.

어머니를 가스실에서 잃은 폴란스키는 이런 뼈아픈 경험 때문에 스필버그가 <쉰들러 리스트>의 연출을 직접 제안했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거절합니다. 그러나 폴란스키는 스필만의 회고록을 발견하자 이것이야말로 그가 평생을 기다렸던 작품임을 깨닫고 대작 <피아니스트>라는 영화로 만들어 냅니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개인적 감상주의나 신파로 물들여 관객에게 호소하지 않고 살아 남기 위해 비굴할 정도로 변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초라한 모습에 이르기까지 냉정할 정도로 담담한 시선으로 역사와 광기, 예술과 인간애를 그려냅니다.

위대한 피아니스트!!! 인류 역사상 가장 감동적이고도 가장 위대한 선율이 울려 퍼진다!!! 전쟁도, 공포도, 허기도, 죽음도 끝끝내 앗아가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결국에는 지켜질 인간의 존엄이자 자유이며 생존을 위한 위대한 싸움이었다. 그리고 이제 자유롭고 위대한 인간의 영혼은 가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가장 아름다운 선율로 승화되어 세계를 감동시킬 것이다.

실존 인물 스필만은 39년부터 45년까지 폴란드 바르샤바(Warsaw) 게토(Ghetto, 유대인 강제거주지역)에서 공포와 광기에 맞서 홀로 생존을 위한 외로운 투쟁을 벌입니다. 독일이 바르샤바를 포기한 1945년 1월, 36만 명이나 되던 이 도시에서 살아남은 유태인은 스필만을 포함하여 불과 20여명 뿐이었다고 전합니다. 수많은 죽음의 위험 속에서 스필만은 자신의 생존 의지와 예술적 재능으로 가까스로 살아나게 되는데.........

전운의 기운이 한창 타오르던 1939년 폴란드의 바르샤바.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폴란드의 '국보급' 천재 음악가입니다. 여느 때와 같이 스필만이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쇼팽(Chopin) 의 야상곡(Nocturne in C-Sharp minor)을 연주하던 중, 바로 그 방송국이 폭격을 당하면서 그는 연주를 끝내지도 못한 채 피난길에 오르게 됩니다. 나치에 의해 스필만의 가족들은 모두 죽음으로 가는 기차에 강제로 실리는데 피아니스트인 자신을 알아 보는 몇몇 사람들의 도움으로, 스필만은 극적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고, 극적으로 숨어 다니며 폭격으로 폐허가 된 어느 건물에 자신의 은신처를 만들게 됩니다. 아무도 없는 폐허 속에서 그에게 남겨진 것은 허기와 추위, 그리고 고독과 공포 뿐입니다.

먹을 것은커녕 마실 것 조차 없는 절대 절명의 위기상황에서 스필만은 오직 생존에의 일념으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지요. 온전히 혼자 남겨진 그가 그 어둡고 눅눅한 폐건물 안에 있는 낡은 피아노에 앉아 건반 위 허공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며 상상으로 연주하는 안타까운 장면에서 영화를 보는 제 자신의 가슴도 미어질 듯 아팠습니다.

간신히 목숨만을 지탱하던 스필만이 기적적으로 오래된 통조림 하나를 발견합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통조림의 뚜껑을 따려다가 그만 우연히 그 주변을 순찰 돌던 나찌 독일 장교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영화의 끝머리에서 소개되어 나오게 되는 이 독일군 장교는 실제 이름이 호젠벨트(Wilm Hosenfeld)로 1952년 소련의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고 전합니다.

한눈에 유태인 도망자임을 눈치챈 독일 장교가 그에게 신분을 대라고 요구하는데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스필만은 자신이 '피아니스트'였다고 말합니다. 한동안의 침묵속에 그를 바라보고만 있던 독일 장교는 스필만에게 느닷없이 연주를 명령하는데, 추위와 허기로 곱은 자신의 손가락만 내려다보던 스필만은 이윽고 어쩌면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주가 될 지도 모르는 그 순간, 온 영혼을 손끝에 실어 연주를 시작합니다......

폐허 속에 울려 퍼지는 최후의 연주!!!

죽음의 공포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두려움 속에서 연주 초반엔 풀어지지 않은 굳은 손가락으로 어눌하게 시작하지만 오래지 않아 자신의 연주로 살아나는 쇼팽의 음악세계로 빠져들어 무아의 경지에서 감동의 연주를 들려주게 됩니다. 막다른 골목처럼 죽음을 앞에 둔 채 마주 한 피아노 건반 위에서 스필만은 한없는 감동과 그리움, 환희와 눈물을 만났을 것입니다.

통조림 깡통 하나로 대비되던 삶과 핏빛같은 죽음마저도 그 순간만큼은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예술혼에만 순수하게 빠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긴장되고 감동적인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제작진들도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고 전합니다.

출처 : 쇼팽 / 야상곡 제20번
글쓴이 : philharmonic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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